‘셀프 도큐먼트’한 코드라는 환상

최근 일을 하다보면 느낀점이 몇가지 있다. self document한 코드라는건 절대로 존재할 수 없다, 고. 코드란 결국 개발자의 사고 흐름을 프로그래밍 언어로서 코드 파일위에 펼쳐놓는 것이다. 개인의 사고 흐름을 코드로서 적어놓는것만으로는, 코드가 쓰여진 맥락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 게다가 작성 당시에는 명확하고, 당시의 팀원들 사이에 공유되던 암묵적인 결정사항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블랙박스처럼 가려져버린다. 그러한 것들은 사실 코드에 곧바로... Continue Reading →

읽은 책, 읽을 책

읽은 책 비전 : 「빛」,「색」,「구성」으로 스토리를 전한다! 영화를 구성하는 비주얼 요소에 대해서 고품질의 예시와 함께 설명. 영화뿐만 아니라 그림과 사진에도 적용 되는 이야기들이 많다. 교육용 색상환- 교구로 배우는 색의 기초와 조색의 원리 최근에 그림을 그리면서 조색에 대한 고민으로 구매. 책이라기보단 물리적으로 만질 수 있는 색상환. [eBook] 수학은 어떻게 문명을 만들었는가- 인간의 문명과 역사를 이끈 놀라운... Continue Reading →

간만에 쓰는 글

한동안은 마음이 바빴다. 사람과 사람의 일, 돈과 사람의 일, 사회와 사람의 일 때문에. 사람을 만나고, 사람과 헤어지고, 회사와 헤어지고, 회사와 만나고. 생각을 정리해서 내보내기엔, 너무나도 분주하고 번잡해서 정리조차도 안되고, 그저 흘러나오는대로 지껄이는게 고작이지 않았나 싶다.

여행, 일상에서

여행이란 무엇인가. 낯설음을 마주하는 것이다. 낯선것을 마주한단 것은 무엇인가. 의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낯설게 하는 것은,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아니라, 부자연스럽게 훅 내 앞에 내밀어진 것을, 멈춘채로 혹은 굳은채로 또는 얼어붙은채로, 머리를 팽팽 돌리면서 생각하면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장소를 결정하는 인상에는 향이 있다. 냄새, 악취, 혹은 향기로움. 내게 여행의 첫 인상은 언제나 향이다. 낯선곳이 맨... Continue Reading →

읽은 책

종이 동물원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늑대와 향신료 1~20 늑대와 양피지 1~3 숨

5분 단편

을 쓰려고 했다... 옛날 이야기같은 걸. 하지만 잘 안된다. 최근에 신화, 전설, 설화 관련 책을 읽고 있는데, 거기서 나오는 큰 틀을 한번 따라해보려고 해봤다. 그런데 5분으로는 택도 없지. 자연을 의인화해서 이야기를 엮는것도 쉬운게 아니다. 서로 티격태격대는 천둥 도깨비와 번개 도깨비의 이야기라든가. 혹은, 미묘하게 과학적인 사실을 섞은, 불과 얼음은 사실 한몸이었다는 이야기라든가, 강대한 물리력과 미소한 화학은... Continue Reading →

30분 단편: 제야의 종

올해도 제야의 종이 울렸다. 정확히 다음해로 넘어가기 직전 종소리가 울리기 시작해서, 다음날 새벽 해가 밝아올때까지 계속. 어찌나 종소리가 큰지, 종이 울릴때 쿠오아아앙 하는 소리만 나는 것 뿐만 아니라, 땅까지 흔들릴 지경이다. 종소리가 울리기 전에는 꼭 한번, 하늘에 밝은 나무가 자라나 빛의 열매를 맺는다. 사람들은 이 열매가 흩어지는 모양을 보고 다음해가 어떨지를 점치곤 한다. 올해는 그런... Continue Reading →

“파이썬으로 배우는 통계학 교과서” 번역 후기 – 번역, 그 어려움에 대하여.

1년 하고도 반년정도가 걸려서 한 권을 번역했다. 처음에 예상한 기간의 3배는 걸린것 같다. 집필만큼이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지만, 그만큼의 애착이 생기지 않는다. 애초에 남의 글이니 더 그런것일지도 모른다. 처음에 출판과 연을 맺기 전에는, 번역이 더 쉬울것이라 안이하게 생각했다. 이미 쓰여진 글을 우리말로 옮기기만 하면 되니까. 집필에 비하면 내용을 써야하는 부담이 없으니까. 최근 영화계에 벌어진 오역 논란과... Continue Reading →

미련버리기

1년에 한번정도, 집에 있는 물건들을 싹 다 내다버리는 때가 있다. 대개 년말 연초인데, 한해동안 지른 물건을 되돌아보고, 필요없는건 쓰레기통에 던지는 일이다. 특히 버리는 대상이 되는건, 신품을 사고 난 뒤 남은 상자들이다. 보통 중고로 팔 생각은 전혀 안하지만, 그래도 상자는 왠지 남겨두고 싶다. 신품을 샀을때의 설렘이라든가를 상자를 볼때마다 느끼기도 하니까. 그렇게 1년에서, 길게는 3년정도 아무것도 안들어있는... Continue Reading →

30분 단편: 커플러

어릴때부터 잃어버린 양말 한짝을 찾아내는데는 도가 텄다고 생각했다. 잃어버린 양말 한짝 뿐만이 아니라, 에어팟 왼쪽, 스키장갑 오른손, 재조립하면서 잃어버렸던 컴퓨터 본체 구멍에 딱 맞는 나사. 그 모든것들을 난 기가막히게 찾아 낼 수 있었다. 그런데, 고등학생이 된 지금은, 다른게 눈에 보이는거 같다. 남학생이 있으면 여학생을. 여학생이 있으면 남학생을. 간혹 드물게는, 남학생과 남학생, 여학생과 여학생을 서로 찾아낼... Continue Reading →

하지만 그럼에도 소설이어야 할 때가 있다.

이전글에, 내 생각이니까 굳이 소설의 형태를 취하지 않고 글을 쓰겠다, 라는 얘기를 했었다. 하지만, 하지만 그럼에도, 소설이라는 형태를, 이야기라는 형태를 가져야할 때가 있는 것 같다. 이야기가 갖는 전파력, 침투력, 친근함. 그 모든것들이 내 의견을 멀리 실어다 나르기에 꼭 필요한 것이다. 나 스스로가 이야기가 되지 않는 이상, 내 의견은 그저 한명의 목소리일뿐이다. 하지만 이야기라는 형태가 되는... Continue Reading →

너무 뻔한 이야기: 그 어느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아무래도 사람인지라, 타인의 관심이 고프고, 앞에 나서서 주목 받고 싶을때가 있다. 그건 일을 할때에도 마찬가지긴한데, 공을 챙긴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가 좀 더 나대고 싶다, 라는 느낌에 가깝다. 흔히 말하는 관종의 일터 버전이랄까. 내가 다루는 프로젝트에서, 내 눈길 손길이 닿지 않은 코드가 없다. 때문에 - 바람직하지 않음에도 - 어느정도 애착이 있기도 하다. 그래서 길에서 내가... Continue Reading →

신화에 지고 있는 빚

일을하다 보면 무언가 이름을 지어야 할 경우가 있다. 그리고 보통은 해당 프로젝트의 성격에 맞추어 프로젝트 명을 짓거나, 코드 저장소의 이름을 짓거나 해야하는 일이다. 이름을 지을때 너무 정직하게 "서버 모니터링 툴" 이라고 하기보다는, 나름의 작명센스를 발휘하고 싶을때가 많다. 그래서 뭔가를 떠올려보기는 하는데... 솔직히 이름짓기가 영 쉽지 않다. 누구나 알 수 있을만큼 보편적이면서도, 오오.. 하고 감탄하게 만드는... Continue Reading →

단어 고르기

글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것중 하나가 단어 고르기 라는 행위다. 이미 글은 완성되어 독자에게 전달되니, 단어를 고르는 과정은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글을 찬찬히 읽어본다면 글쓰는 사람이 단어를 생각좀 하면서 골랐겠구나, 싶은 기분이 들때도 있지만, 대개는 자연스럽게 처음부터 글이 이렇게 완성되었겠구나 하고 넘어가버린다. 하지만 말할때는 다르다. 분명 지금 전하려는게, 제일 먼저 떠오른 그 단어로... Continue Reading →

‘링 피트 어드벤처’와 게이미피케이션

게이미피케이션은 상당히 오래된 화제다. 대강 거의 10년은 된 것인데, 이제와서 왜 다시 게이미피케이션 얘기를 꺼내냐면, '링 피트 어드벤처' 때문이다. 꽤 적지 않은 게이미피케이션 컨텐츠를 접해왔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데, 솔직히 이만큼 효과적인 상품을 본적이 없는것 같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기승전 아무것도 남지 않음, 이라는것이 기존의 게이미피케이션이다. 교육과 결합하면 머릿속에 뭐라도 남겠지만, 그 경우에는 게임 사이드의 역할이 약해서,... Continue Reading →

영화같지 않아도 괜찮아

막상 제목을 달고보니 요새 서점가에 넘쳐흐르는 힐링 서적같아서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무튼 본론으로 들어가자. 최근에 페북에서 본 광고중에 포르쉐와 함께 영화 같은 하루를 이라는 문구의 카 쉐어링 광고를 봤다. 이 광고의 핵심은 포르쉐가 아니라 영화 라는 단어에 있는게 아닐까 싶었다. 포르쉐라는 고급 스포츠카에서 이어지는 영화의 이미지. 영화에서 암시되는 완벽한 하루. 그래, 이상적인 하루라는 의미로서... Continue Reading →

배려와 오지랖. 그 종이 한장 차이에 대해서.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 의도가 선하다고 해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하지 말라는 것. 내가 많이 실수하는 것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타인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전혀 생각하지 않기에, 그리고 나는 그리 행동하는것이 좋은 것이라고 하기에 저지르는 배려 가 오지랖이 된다. 그리고 보통 오지랖은... 글쎄, 적어도 좋은 의미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단어다. 거기에 약간의 오해가 쌓인다면 변명의 여지없는... Continue Reading →

5분 챌린지

운동은 글쓰기와 같다. 조금씩 하다보면, 어느새 늘어난 실력을 보게될 것이다. 아닌가, 글쓰기가 운동과 같은것인가? 딱히 쓸 것이 없다고 해도, 쓸것이 없다는 얘기를 쓰면 되지 않겠는가! 하는 발상으로 글을 쓴다. 길게 쓰고 깊은 생각을 하는 글이 아니더라도, 가벼운 산책같은 얕은 호흡의 글이라도 괜찮을것이다. 중요한건, 쓰는 것이다. 준비될때까지 기다리다면 평생 준비만 할 것이다. 일단 시작하고, 한발 앞으로... Continue Reading →

글과 생각의 고착

한번 글로써 내 생각을 정리해내었다고 해도, 그것이 평생 내 의견으로 굳어지지 않게, 일정 주기로 같은 주제로 글을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 글을 보지 않고, 다시한번 같은 주제로 내 생각을 풀어내고, 그리고 예전과 얼마나 달라졌나 한번 비교해보고, 비교해보지 않아도 좋고. 중요한것은, 생각을 하는 것.

소설과 에세이의 경계에서

차마 부끄러워 내 이야기를 내 이야기라고 할 수 없을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살짝 우회로, 소설의 형식을 빌려, 등장인물의 입으로 내 이야기를 할까 싶다가도, 결국에 내 이야기라는건 변함없다는걸 깨닫고는 시작도 전에 관두고 말았다. 읽어주는 이가 없더라도 글은 써내야 한다. 운동과도 같은 것. 선행과도 같은 것. 보아주는 이 없더라도, 누구한테 보여줄것이 아니라고 해도, 작은 경험은 쌓인다. 한줄씩... Continue Reading →

청소

청소란 무엇인가 위 글의 연장일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지인과 얘기를 하다가, 내 청소론에 대해서 얘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확고한 내 공간을 가지고, 그 공간을 꾸미는 행위를 "자유 의지의 행사" 라고 얘기했었지만, 지금 생각하니, 그보다는 좀 더 다른게 아니었나 싶다. 요컨대, 자아의 확장이다. 타인의 지시가 아니라, 내 의지로 하는 청소는, 내가 원하는 모습대로 공간을 재배열하는 행위다. 내가... Continue Reading →

초판 부록 책갈피

초판 특별 부록이라고 까워주는 책갈피를 참 계륵이라고 생각한다. 전시도 마땅치 않고, 실제로 쓰기에는 왠지 아깝고, 포장도 뜯지않고 어디 상자에 모시고 있다가 몇년후 문득 그냥 버리게 된다.

감자로 보는 세계사

비교적 얇고 작은 책이다. 감자에 대한 트리비아, 일화 들은 거의 없다시피하고, 사실이 주로 나열되고, 그에 대한 근거를 대는 흐름이 주된 내용이다. 때문에, 큰 재미는 없다. 하지만 이는 어쩌면 감자라는 작물이 비교적 최근 - 500년 전 - 부터 세계사에 들어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배드 블러드

몇 년 전, 그러니까.. 오바마 시절. 그야말로 새로운 스티브 잡스라고 불리던 인물이 있었다. 엘리자베스 홈즈, 라고. 이 책은 그 사람의 장대한 사기극을 시간순으로 서술한 책이다. 그런데 솔직히 앞에 절반은 좀 지루했다. 아무래도 엘리자베스라는 사람의 매력을 서술하고, 그에 홀린 사람들이 어떻게 투자를 하게 되었는지가 주된 내용인지라. 그러다가 점점 퇴사자가 나오는 시점에서부터, 사람들의 불만이 쌓이는 시점부터 조금씩... Continue Reading →

라드츠 제국 시리즈: 사소한 정의, 사소한 칼, 사소한 자비

1권부터 3권까지, 이 모든 이야기는 "나"는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얘기다. 튜링테스트의, 은하 확장판정도의 느낌. 결국 인간에 대한 정의는, 인간 집단 내부에서 완결낼수 없어서, 외부의 시선을 빌리는데, 어쩔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찌보면 진부한 sf의 주제이기도 한데, 그만큼 아직도 먹히는 주제니까. 그리고 사람인 이상, 태어나서 고민을 한번쯤 하는 주제니까: 나는 누구인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살아있음이란 무엇인가.

내게 필요한 것

간만에 인스타그램을 들어갔다. 앱이 아니라 웹으로. 여전히 행복한 모습들만 올라오는 피드에,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지만, 스스로 기죽어버린다. 내가 왜 인스타그램을 삭제했는지 새삼 떠올리게 한다. 내게 필요한건 타인의 행복이 아니라, 내 행복이다. 물론 타인의 행복은, 진심으로 나도 같이 기꺼이 기뻐해주고 싶다. 하지만 내 코가 석자라 어쩔수가 없다. 아직 내 마음은 그리 넓지 않다는걸 자각하고 있다. 내가... Continue Reading →

명탐정 피카츄 유료 시사회(...)를 보고 왔다. 영화는... 피카츄가 귀여웠다. 하지만 간만에 기분나쁜 영화관 경험이었다. 꼬맹이들이 있고, 큰소리 내는거야 뭐 그럴수도 있지 싶은데, 오히려 문제는 어른 관람객이었다. 자리가 조금 좌측이나 우측으로 치우치더라도, 양옆에 아무도 없는걸 선호해서 자리를 예매했다. 거기까진 좋았다. 그런데 옆옆자리에 앉은, 혼자온 여자 관람객이, 영화 시작후 3분정도까지도 계속 폰을 들여다보고 있는것이었다. 참다못한 바로 옆자리... Continue Reading →

할 수 있다! 퀀트 투자

읽었다. 연복리 20%라니, 대체 누가 눈돌릴 수 있을까. https://ppss.kr/archives/183657 위 링크의 글을 읽고 읽어볼 생각이 들었다. 일단, 연복리라는 시점에서 알아채야 할게, 여기서 소개하는 주식 투자 방법들은 최소 단위가 1년이다. 그걸 열번, 즉 10년정도를 하면 그렇게 수익이 난다, 라는 것. 일단 저 전략대로만 한다면, 충분히 수익은 보장할 수 있는거 같다. 주식 시장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게 되어있으니까. 하지만... Continue Reading →

타이탄의 도구들

벌써 1년..까지는 아니더라도, 10개월전에 읽은 책. 작년 4월 즈음부터 읽기 시작했던걸로 기억한다. 내용도 물론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어렴풋한 감상으로는, 알아도 내가 이걸 실천하긴 힘들겠구나, 하는 정도. 그냥 읽었다는 흔적 남기기로서의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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